오스트리아 난민 현황과 사역

Posted by Editorial Staff

By 김시므온 선교사

여기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붙어 있고 독일어를 같은 모국어로 쓰고 있기에, 독일과 난민 정책이라던가 상황이 비슷하다 여겨집니다. 오스트리아 인구는 독일의 1/10 이라, 2015년 이후 난민들도 독일의 1/10 수준인 11~12만 명 가량을 받았습니다. 방송에 나온 나이지리아 출신 난민들은 난민지위를 아직 인정받지 못한 상황인지라, 공동 숙소에서 난민 비자를 신청해놓고 대기하는 중입니다. 오스트리아 역시 난민 신청 후 대기자 신분으로 공동 캠프에 거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합니다. 최근 오스트리아도 난민개방정책에 반대하는 정권이 연정을 펼치고 있어, 귀국 조치 시키는 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반면에 2015년 이후 오스트리아로 온 시리아 출신 난민들은 6개월 안에 대부분 난민지위를 받았답니다. 난민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여기 오스트리아 최저 임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됩니다 (매월 800~830 유로, 부부는 1300 유로, 자녀 1인당 250~300 유로). 이 돈으로 시내의 주택을 렌트해서 살며, 교육비, 의료 보험료, 독일어 교육 등을 무상으로 지원 받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난민비자 취득 후 5년 후에는 영주권을 발급해 줍니다. 이런 재정적인 지원이 향후 몇 년간 더 연장될 지 분명치 않으나,  이 지원 기간 안에 독일어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각자 취업을 해서 오스트리아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게 이 나라 난민정책의 핵심입니다. 요르단, 레바논 등지에 있는 열악한 환경의 시리아 난민과는 월등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시리아 출신의 대부분 난민들이 오스트리아 도착 2년 이상이 된지라, 독일어를 열심히 따라간 젊은이들은 대학교나 직장 진출을 준비하며 나름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언어 학습이 늦어지는 40대 이후의 난민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들의 어린 자녀들이 초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해서 빠르게 선진교육에 적응해가고 있는 것을 큰 위안과 희망으로 삼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난민들의 상황은 워낙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지라 얼마나 잘 정착해 가고 있는지 일반화해서 말씀 드리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또 제가 오스트리아 난민정책 당국자와 인터뷰를 한 것도 아니기에, 실상을 전해드리는데에 여러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하고 여전히 난민비자 대기자 신분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심적으로 환경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론 이들의 삶 역시, 방송에 나온 나이지리아 난민들 상황처럼 열악한 건 아닙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들 대기자 신분에 있는 난민들도 음식이나 주거 환경에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습니다. 매달 생활 지원비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난민들이 이 나라에 점점 정착해 가고 있는지라, 다시 그들의 종교 이데올로기를 강화해 가고 있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이슬람 공동체 안에서 발견해 가려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가난한 마음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에 반해, 현지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아랍계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에게 적극적인 복음 전도 활동을 할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복음 증거의 골든 타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조바심도 듭니다.
 
아버지께서 난민들의 눈을 열어주셔셔, 신앙의 자유가 있는 유럽에서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이 만날 수 있게 되길 소망합니다. 여기 오스트리아 그리고 독일의,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난민들 사이에 일고 있는 부흥의 불길이 아랍계 난민들에게도 일어나 주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편집자 참조: 다음 영상을 통해 유럽에 난민이 어떻게 들어오게 되는지, 유럽 난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점점 유럽에도 난민 입국의 문이 닫혀가고 있는 이 때에 복음 증거가 다급한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영상: "복음의 통로, 유럽 난민 하이웨이"
 

김시므온 선교사는 2006-09 시리아에서 사역하였으며 이후에 중국 산동성에서 한인목회를 담임하였다. 시리아 내전 발생 이후, 중동으로 흩어진 시리아 난민들을 섬기기 위해 2014년 요르단으로 갔으며, 독일 총리의 2015년 8월 시리아 난민 수용정책으로 대거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이주하자, 이들을 따라 유럽으로 가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난민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